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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海耕김종길 前부산해운항만청장 수필집 '저녁노을 바라보며'를 읽고
번 호
  35
등록일
  2013-05-07 19:20:26
글쓴이
  김철민기자
정부가 주관하는 '바다의 날' 행사중의 하나로 매년 개최되는 '선상 세미나르'가 올 제18회에는 현해탄의 밤바다를 가르며 일본의 역사를 탐방하는 후쿠오카와 미야자키 일원으로 4박 5일간이 결정된 바 있고 작년에 이어 울에도 샌드 이웃과 벗님네 50여명도 동참할 계획으로 있다.

수년전부터 그냥 바다가 좋고 벗이 좋아 '바다사랑회' 란 이름의 사조직을 만들어 행사요원을 자청해 왔기에 며칠전 주최측인 해사문제연구소의 참가자 오리엔테에션에 예정시간 보다 앞서 도착하고 보니 마침 샌드가 자주 들먹이며 존경하는 아흔을 바라보는 해운계의 살아있는 큰 별, 호메이니옹에, 영원한 현역 리베로 박현규 이사장께서 반가이 맞아주셨다.

군대식 거수경례를 올리며 최근 본인의 신상변화를 신고하고 보니 우연찮게 나로서는 송별회를 간청한 모양이 됐으나평생을 내집(?)같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라 소속 간부님들과 함께 명동의 화식집서 과분한 점심대접을 받으며 순식간에 40년전으로 달려가서 6~70년대 해운을 화제로 삼아 한전앞서 촛불(?)을 켜고 보니 머쓱하나 그래도 흐뭇하기 이를 데 없었다.

식사후 사무실로 돌아와 커피 한잔을 나누다가 문득 산뜻한 문예서적 몇 권이 눈에 띄었고 강영민 전무이사가 선뜻 한권을 집어 내게 건넨다. 海洋수필 '저녁노을 바라보며' 란 표지의 작가는 너무나 낯익은 '耕海 김종길' 전 부산지방해운항만청장이었다.

한국해양대학을 졸업하고 해운분야 전문 행정가로 해운국장과 부산항만청장을 지낸 金청장이 고위공무원을 지낸 관료로서는 드물게, 퇴임후 작가로 등단한 후에 그간 지상에 발표했던 주옥같은 작품들을 모아 '해양수필' 이란 이름으로 단행집을 발간하게 됐다고 피력했다.

"내가 누구일까?" 하는 회의와, 더하여 겨울들판에 홀로 서성거리듯 외로움이 밀려와 지나온 삶을 한번쯤 성찰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붓을 들었고, 회고록이나 자서전은 자신을 부풀릴 수밖에 없어 수필을 선택했다며 마음의 얼굴이란 일념으로 순간순간 상념들을 붓가는대로 썼다고 밝힌 작가는 백자처럼 상큼하진못하지만 막사발이 속살을 드러내듯 소탈하게 쓰고 싶었다고 희수에 작품을 낸 감회를 소상히 밝혔다.



제1부 복수초(인고의 태동인가), 제2부 나리꽃(발레리나의 열정을 안고), 제3부 무궁화(세월의 무게를 견디며), 제4부 은방울꽃(기쁜 종소리 들린다), 제5부 매화(엄동설한 넘기고), 제6부 원추리꽃(이슬 달고 시를 쓰네) 등으로 나눠서 각 부별로 할아버지와 손녀의 이메일, 소박한 행복, 뉴기니 정글의 혼령들,
우리딸 심청이네, 어머니의 한중록, 북구의 여인들, 날 두고 떠나는 배 등등 대여섯편의 작품을 가지런히 실었다.
국민수필가 피천득선생이 수필은 청자의 연적에 난이요 학이요,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라 했듯이 작품마다행간을 가로 지르는 간결한 문체가 한눈에 들고 해운계 원로의 반열에 오른 작가의 다양한 경력 만큼이나 버라이어티하게 진한 삶의 향기가 곳곳에 묻어나 한편 한편이 모두 인상적이다.

또 가슴에 늘 시와 별을 담고사는 작가, 김청장은 자기 글만 싣기보다 글솜씨가 만만찮은 반려자의 싯귀가 눈에 밟혔는지 '외로움' 이란 제하의 부인의 시 한편을 곁들이는 배려를 잊지 않았고 '바람이 유리창을 두드리며/안으로 들어오라 했다/햇살도 함께 들어왔다 <중략>이 사람 저 사람의 친절을/마음에 저금해 두었다가/외로울때 꺼내 쓰지' 가 유난히 눈길을 끈다.

그리고 말미에는 꽃보다 예쁜 다섯 손녀들이 훗날 자라서 할아버지의 생애를 알고 싶을때 참고가 되게 출생과 가족관계, 학력과 경력, 논문과 서책, 수상내역과 국제활동 등을 연대별로 정리해서 192면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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