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새로운 항로를 개척한다
김지수 항해사 모교에 매년 장학금 기부정착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사자성어 단어 표현이 옳을 듯하다. 훌륭한 스승 밑에 버금가는 제자가 있다는 뜻의 단어는 듣기만 해도 행복감을 느낄수 있다. 학교의 교장 자리는 직장이라는 고정 관념을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오로지 가슴과 사랑으로 학교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자리기 때문이다.
해양대학과 해사고등 해양계 학교를 전액 국비 장학금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승선근무예비역으로 3년간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한해 병력이 1천명이다. 또 나머지 졸업생은 육해군 군대를 의무적으로 마쳐야 한다. 다만 여학생은 병역 의무에서 자유롭다. 해양계 학교에서 승선학과 해기사 기관사 과정의 여학생 숫자는 10%를 뽑아야 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취업문이 좁아지고 청년 졸업생은 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힘들고 어렵다. 이는 매년 대학과 고교등 학교에서 배출하는 졸업생에 비해 들어갈 회사 문이 너무 비좁기 때문이다.
그러나 4년간 전액 장학금으로 다니는 시니어사관 3항사 해양대학과 ‘선취업 후진학’이라는 부산 인천 3년 과정의 주니어사관 4항사 마이스터고가 있다. MB정권에서 설립된 마이스터고는 대한민국의 준사관급의 해기사 양성과정의 요람지이다. 요즘 초급 해기사들이 수요공급에 비해 넘치는 관계로 국적 선주들은 해기사 대학출신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한해 부산과 인천해사고에서 약3백여명 기관 항해과 학생들이 졸업하고 우리선사 취업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본지에서 필자는 이번 데스크논단에서 10년도 부산해사고를 졸업하고 현재 외국선박에 2등 항해사로 승선중인 김지수 졸업생을 지면을 통해 특별히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 이노마린 탱커선 승선을 마치고 성남시 분당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는 김지수 항해사는 하선후 2개월 휴가를 마치고 오는 1월에 다시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는 대장정 항해길에 나선다.
하선 휴가중 지난 11월 30일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당신이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라는 2018년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했다. 최근 서울에서 필자와 만나 차한잔을 나누면서 집안 경제생활 환경도 부모님이 학교장으로 좋은데 굳이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대학 진학은 어렵고 졸업후 취업하기 손 쉬운 마이스터고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허심탄회(虛心坦懷) 들어 보았다. 큰 키에 미남형의 김지수 항해사 필자와 처음 만남이었다.



교장인 부친의 권유로 부산해사고 입학
실습항해사보다 갑판원 역할로 현장체험

오래전부터 3D업종으로 분류되어 학교 졸업후 국방 의무승선을 마치면 바로 하선해서 육상근무를 강력하게 희망한다. 따라서 초급 주니어 사관은 넘치는 반면에 1급 시니어 사관은 턱없이 부족해 우리 선사들이 구인난으로 선박운항에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러나 부산해사고를 졸업하고 남들이 가기 싫어하는 가시밭길을 홀로 걸으면서 모교와 후배들을 위해 행동하는 자랑스러운 청년을 이정관교장 선생님으로 간접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화제의 청년은 자신이 졸업한 모교인 부산해사고등학교에 후배들을 위해 ‘Young Meister Award’ 장학금 제도를 만들어 2016년부터 재학생 2명을 선발하여 매년 100만원씩 장학금을 수여하며 올해도 지난 9월10일 수여했다. 그가 올해 27세 김지수 청년으로 대한민국 미래에 촉망받는 해운산업의 해기사다.
그는 고등학교 교장인 부친의 권유에 따라 일과 학습을 병행하고자 부산해사고등학교를 입학하여 2010년 2월 항해과를 졸업했다. 선박관리회사인 IMS Korea의 산학장학생으로 실습을 거쳤다. 지금은 학습중심 현장실습을 국가가 지도하고 있으나 그가 실습하던 2010년은 실습항해사보다는 갑판원의 역할을 하며 실습기간을 채워가기도 했다. 일본 신도꾸마린 선원들과 함께 며칠 밤을 새며 화물창 청소를 하는 경우는 앉기만 해도 잠드는 경우가 부지기수(不知其數) 였다. 25년된 배 수도꼭지에서 녹물이 나왔고 그해 겨울 노후선의 방 온도는 영하로 떨어져 8겹의 옷과 3겹의 우비를 껴입고 잠을 청했던 기억을 가진 고된 시기를 포함하여 1년의 실습과정을 마치고 3등 항해사로 취업할 수 있었다.
실습기간과 3등 항해사로 근무하며 번 돈 3000만원을 들고 무작정 박지성선수가 7시즌을 보낸 영국 맨체스터로 가는 비행기를 탔다. 영국으로 들어가는 첫 관문인 히드로공항 입국심사대 앞에서 어눌한 영어 때문에 이민국 관리에게 한참 붙잡혀 늦은 밤이 되어서야 공항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3등 항해사로 번돈으로 플리머스대학 입학
영국은 ‘선취업 후진학’이 사회 전반적이다


해사고를 입학할 당시 맨하위 성적으로 겨우 합격했다. 끈기와 인내력을 갖고 항상 도서관이 텅 빌 때까지 하루를 채우는 습관을 먼저 만들었다. 노력 끝에 이듬해에 유럽에서 가장 큰 해양학과를 가진 영국의 남쪽 해군기지가 있는 플리머스대학 해운경영 및 해사법학과에 입학한다.
한국 학생들은 고등학교 입시경쟁에 부모 또는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대학교와 학과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으나 영국에서는 ‘선취업 후진학’이 일반적이며 대학이란 자신이 진짜 이루고 싶은 것과 하고 싶은 것이 있어야 진학하는 곳 임을 깨닫게 된다.
영국인을 포함한 다국적 대학 동기들은 남다른 열정과 경험으로 수업에 대한 이해도 탁월했다. 그에 비해 여전히 부족한 영어와 학업 능력은 처음부터 커다란 벽이었다. 동기들은 한 시간이면 끝나는 두장짜리 리포터를 한달 걸려서 겨우 완성했다. 덕분에 다른 학생들의 최고점인 70점보다 한참 높은 84점으로 대학생활에 자신감을 찾았다.
계속되는 도전으로 중국어를 공부해 78점(first class 70)을 수여받고 중국상해해사대학교 전액장학 연수생으로 배낭을 맨 채 떠난다. 상해 해운 중심가를 발로 뛰어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중국 상해센터 인턴으로 수학하게 된다.


임기택사무총장과 만남등 국제단체 봉사활동
선원노동권과 국제해사노동협약 한계점에 연구

플리머스 해양연구소 근무로 생활비 일부를 마련해 국내에서 한국해사문제연구소의 물류연수 참가를 신청했고 우수상을 수상, 만점에 가까운 학점과 유럽 여행으로 열정에 열정을 더했다. 유네스코, 아프리카 아동후원 등의 봉사활동 그리고 국제해사기구 임기택 사무총장과의 만남 등 새로운 경험 또한 이어 나가며 꾸준한 성취감으로 대학생활에 의미를 찾아갔다
이러한 경험은 그에게 청년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청춘을 청춘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 라는 말이 그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사회로 나가기전 마지막 울타리인 ‘대학’은 청년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그에게는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 보일 자유로운 도전을 해볼 수 있는 곳이 되었다. 그 생각이 뇌리를 스치는 순간 그는 당장 노트를 찢어 도서관 한편에 쪼그려 앉아 버킷리스트를 적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2주 뒤 생애 첫 스카이다이빙을 위해 체코 프라하로 떠난다. 프라하를 시작으로 바르셀로나, 파리, 알프스산맥과 스트라스부르 등을 돌며 첫 경험 리스트를 이뤄나갔고 어릴 적 한 없이 넓어 보였던 세상은 오히려 좁은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내가 속한 작은 사회도 바꿔볼 수 있을까’ 라는 고민과 함께 마지막 학년이 되자 그는 스스로 처했던 사회적 문제인 선원노동권, 국제해사노동협약(MLC)의 한계점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주변 동료와 담당교수, 학과교수까지 선원노동권과 해사노동협약에 대한 글을 강하게 반대했다. 그에게도 당장 취업에 대한 걱정으로 두려웠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유인즉 2016년 국제적으로 발효된 해사노동협약에 반기를 드는 것은 선주측에 비용을 가중시킬 수 있기에 장래 자신의 해운산업체의 취업활동에 제약이 따를 것 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단기적으로 학점조차 보장받지 못할 거라 다들 고개를 저었다. 그러나 다시 펼친 일기장과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며 누군가는 죽을 힘을 다해 오늘을 버텨갈 것이라 생각하니 목표는 더욱 더 선명하게 다가왔고 부정적인 의견을 일절 지양한 채 장기적 목표와 신념과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나아갔다.

선원노동권과 국제협약으로 국제해운업에‘경종’
현실적 한계와 문제점 결과 도출 15년 논문상

해양수산부와 런던에 위치한 국제해사기구 사무관과 네트워킹하며, 한국선급(KR) 런던지사에서 논문연구 인턴으로 수학하면서 중국상해, 런던, 일본선사에서 얻어낸 세계각지에 있는 본인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 대표적인 선원공급 10개국(한국, 중국, 싱가포르, 필리핀, 미얀마, 인도, 우크라이나, 러시아, 말레이시아, 폴란드)에 설문조사를 받아내며 논문을 전개해 나갔다.
그 해 겨울 영하의 날씨에 퇴짜 놓기 일쑤였던 선원들을 일일이 붙잡고 부산항과 지방청을 발로 뛰었고, 26일 만에 설문조사 400여개, 20회의 세미 인터뷰 그리고 5편의 심층 인터뷰를 얻어냈다. 독학으로 통계학을 공부해 다양한 기법의 수학적 통계자료 분석에 성공하며 국제협약의 현실적 한계와 문제점에 대한 결과를 도출했으며, ‘2015 최고의 논문상’을 수상하고 선원노동권과 국제협약의 실체에 대해 국제해운업에 경종을 울렸다.
그렇게 18살 선원의 극한 노동권 앞에 마주한 현실로 고개를 떨어뜨리던 한 고등학생은 본인이 체감했던 국제법의 사각지대와 개선방안을 세계의 해운업계에 널리 알렸다. 2015년 9월 졸업식 학과대표로 멋진 피날레를 장식하였다. 졸업 후 병역을 필하기 위해 부대에 입소하기 1분전까지 국제해사노동협약에 대한 논문을 재 전개해 국제학술대회에 투고했다. 전역 후에 국내외 석사생 10여명과 경쟁한 국제학술대회 논문공모에서 유일한 개인 학사생으로 우수상 및 장학금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또한 필승해군! 투철한 국가관과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긍심을 가지고 비록 한 달의 기초 군사훈련이지만 간부 훈련병으로 모든 훈련의 선봉에 서며 우수한 성적을 거둬 제1군사교육단 생도대장 해군대령상을 수상했다. 언제나 어느 집단에 속하든 내가 속한 사회는 반드시 더 나은 세상으로 바꿔내겠다는 일념으로 나아갔다.



쓰레기와 기름은 불법적으로 공해상에 배출
친환경선박을 주제로 ‘나무프로젝트’ 준비중


영국 플리머스 해양연구소 및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순환과 기후 연구부에 근무하며 인류의 발전과 편리라는 명목하에 생명의 보고인 바다가 얼마나 큰 피해를 입고 있는지 깨달았다. 그 중 특히 선박은 하루에 100톤가량의 저품질 연료를 연소한다는 것이다. 쓰레기와 기름은 불법적으로 공해상에 배출되고 있다. 해운경기가 바닥을 친 지금 영해가 아닌 공해상 불법은 선주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공공연히 침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는 최근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융합한 친환경선박을 주제로 ‘나무프로젝트’ (나무를 심어두면 누군가는 열매를 따먹고 또 다시 심어주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지은 프로젝트명)를 준비하고 있다. 승선 중에 느낀 또 다른 사회적 문제점은 바로 다름 아닌 ‘환경’ 이였기 때문이다.
나무프로젝트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바다라는 무궁무진한 에너지의 보고에서 친환경에너지로만 항해할 수 있게끔 작은 배를 개조해 오대양을 누비는 항해사인 본인의 직업을 살려 태평양을 건너는 것이다. 또한 친환경 선박으로 구성되고 물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용한 미래 해운사업도 함께 계획중이다. 성공시 크게는 추후 대형 상선대에 적용을 시도해 볼 예정으로 아직 부족하지만 꾸준히 두근거리는 스타트업에 대한 구상과 포트폴리오, 예산편성 중에 있다.


사회공헌과 환경개선을 위해 끊임없는 도전정신
후배들에게 자긍심과 새로운 비전의 가능성 제시


이를 통해 어려운 한국해운업과 국제사회에 공헌이 될 것이라 그는 확신하고 있다. 친환경선박의 출현은 사회적으로 새로운 산업에 대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선주-화주-선원 모두에게 다방면으로 이득이고 수익금의 일부는 사회공헌과 환경개선을 위해 꾸준히 나누며 환경적, 사회적, 기업적인 측면에서 모두 지속적인 성장 가능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는 스스로 지금까지 뭔가를 이뤄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 세계선원노동권을 위한 글도, 우수한 성적과 각종 수상, 세계 각지에서의 다양한 경험 그리고 장학 경력도 결국은 ‘무에서 유의 창조’가 아닌 도전을 통한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이다.
부산 본사인 선박선원관리업체의 IMS Korea 소속 총톤수 154,283톤 Crude Oil Tanker선인 Koho1호의 2등 항해사로 지난 2월에 승선하여 현재까지 근무 중이다. 배를 타면 배에 갇혀 아무일도 할 수 없다고 염려하는 후배들에게 자긍심과 새로운 비전에 대한 가능성 등 다양한 꿈을 키우는 사례며 모험하지 않고 안주하려는 해상직 선원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오는 19년 9월 영국대학원에 입학 예정인 그는 현재 로스쿨 과정을 합격해 놓고 오늘도 해상에서 해기사로 임무를 역할을 다하고 있다. 향후 영국에서 해양 전문 변호사 자격을 따면 사업가를 꿈꾸는 젊은 청년 항해사 촉망받는 소망이 이루어지 길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오대양 육대주에서 365일 24시간 이역만리(異域萬里) 가족과 떨어져 선박내 험한 파도와 생사를 넘나드는 해상직 선원들의 노고에 지면을 통해 다시한번 감사드린다. 무역1조달러 달성과 세계1위 조선업과 해양산업 세계5위라는 해양강국의 우리나라가 선박, 화물, 선원이라는 3박자가 잘 맞는다. 이처럼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고급 해기사와 하급선원 부원부족으로 구인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주들이 선호하는 대학출신 해기사보다 소외된 해사고를 나와 열악한 환경을 스스로 극복하고 헤쳐 나가는 김지수 항해사가 있어 대한민국의 해양산업의 미래는 밝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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