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선사통합 등 글로벌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제2한진해운파산 사태 재연 위험을 그대로 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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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대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와 하팍로이드가 내년 2월부터 새로운 해운동맹을 맺기로 했다. 국내 유일 원양 컨테이너선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민간 매각 과정에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매각시기 및 조건부터 시작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 협상 대상자의 적격성 여부 등 논란이 지난해부터 계속된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과거 한진해운 파산이 재연된다는 얘기가 나온다. HMM 매각 이대로는 안된다. 제2 한진해운 우려한다. 7조 공적자금 투입 글로벌 선사며 전쟁 땐 비상물자를 운송할 제4군이다. 국내 유일 원양선사 공공성 큰데 리스크 최소화·경쟁력 고민 없이 매각과정 논란은 매우크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 봐야 할 것은 HMM이 향후 어떻게 변모될 것인가 또 되어야하는가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인수를 하고 어떤 절차로 매각이 이뤄지는가 하는 것보다도, 보다 근원적인 문제, 즉 HMM이 앞으로 어떻게 국제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변모해 갈 수 있는가 하는데 더 방점을 둬야 한다고 보는 것 이다. HMM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독보적인 원양 컨테이너선사이고 국민들의 혈세인 공적자금이 많이 투입된 선사이기 때문이다. 사기업이지만 이미 공공성을 가지게 된 대표적인 해운회사라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엔디믹이후 운임 하락이 시작되자 급하게 투자금 회수를 위해 HMM 매각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라도 매각절차를 잠시 중단하고 HMM을 세계적인 해운물류기업으로 키워 국민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가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특정기업에 HMM을 넘기는게 민영화는 아니다. 하파그로이드처럼 공공과 민간이 서로 견재할 수 있도록 지분 구조를 바꿔주는 게 이상적이다.

해운업의 HMM은 2016년 한진해운이 파산한 이후 유일하게 남아 있는 한국 국적 원양해운기업이다. 과거 한진해운이 세계 7위 해운기업이었지만 지금은 HMM이 세계 8위다.

그럼에도 해운의 이런 전략적 중요성이 너무 가볍게 다뤄지고 있다. 현재 해운인들이 HMM 매각 방식에 의문을 가지는 것은 매각 당사자인 산업은행이 너무 ‘은행의 채권 회수’라는 시각으로만 이 문제를 조속히 처리하려고 한다는 점 때문이다.

HMM 매각의 궁극적인 목적은 우리나라 유일한 원양해운선사인 HMM이 매각 후에도 건전하게 발전하고 세계 해운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해 나가는 것이다.

현재 규모로는 글로벌 경기 침체, 컨테이너선 수요 둔화, 선사의 대형화 등 환경에서 자생력을 갖기 어렵다

이번 매각의 초점은 수출입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게 생명선과 같은 해운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 투자금 회수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해야 하는 산업은행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나 시간에 쫓겨 졸속 매각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반드시 이번 매각을 성사시켜야 한다면 금융논리의 관점에서만 볼 게 아니라 국익 관점에서 해운산업의 전략적 중요성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매각조건을 엄중히 고려해 추진해야 할 것이다.

물류대란이 장기화 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해운동맹 재편까지 본격 진행되면서 글로벌 해운물류업계의 불확실성이 급격하게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HMM은 우선협상대상자의 적격성 등 매각작업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늪에 빠지는 형국이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이 굵직한 대내외 변수에 휩싸였다. 회사 매각에 대한 노조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글로벌 운항동맹 재편이 시작된 것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우리나라 해운을 대표하는 HMM이 글로벌 운항동맹 재편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한다. 문제는 HMM이 새 동맹 체제를 구축하는데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는 것이다.

항만을 비롯해 도로 철도 등은 국가기반시설로 공공성을 가진다. 해운도 마찬가지다. HMM의 매각 결정 및 과정이 다른 기업과 달라야 하는 이유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HMM은 국내 유일 원양 컨테이너 국적선사로 공공성과 책임이 막중하다. 전쟁 등 비상상황 땐 선박 동원이 의무화돼 전쟁물자 등을 실어 나른다.

공적자금이 7조 원이나 투입된 초대형 국적선사를 매각하면서 해운리스크 최소화, 경쟁력 강화, 인수자금 마련 등에 대한 고민이나 방안 마련 없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해운은 무엇보다 중요한 국가재원이라는 점에서 금융논리 우선은 안된다. 한진해운파산을 교훈삼아야한다.

민영화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해운사의 특수성과 중요성을 무시한 채 졸속으로 진행되는 매각을 중단하고 이제라도 제대로 된 기업이 인수에 참여할 수 있게 잔여 영구채 처분 계획 등을 우선 명확하고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 침체기에 제대로 방어하지 못하고 경쟁력을 강화하지 못하면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유보금은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 대규모 자금 동원력과 해운업력을 가진 기업이 인수할 수 있게 민영화 방안을 새로 짜야한다.

HMM매각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지금 급격한 글로벌환경을 무시하고 민간매각을 밀어 붙여서는 안된다. 전문가, 관련노동조합, 시민단체, 국내선사, 특히 중소선사 및 국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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